옛날에 가난한 선비의 집에 또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입에 풀칠이라도 할 수 있을까?” “자기 밥그릇은 타고 난다더라!” 이웃 사람들이 수군덕거립니다. 옛사람들은 자기가 먹을 음식을 하늘이 내려준다고 생각했습니다. 천록이라고 합니다. 

천록의 양은 정해져 있습니다. 사람마다 허락된 양의 차이는 있지만 적게 먹으면 백세가 넘어도 천록이 남아돌 수 있습니다. 반면에 배불리 먹으면 환갑도 안 되어 동이 날 수 있습니다. 하늘이 허락한 양을 다 먹어버리게 되면 먹지 못하는 병으로 굶어 죽게 됩니다. 적게 먹으면 오랜 기간 먹을 수 있으므로 오래 살게 됩니다. 오래 사는 사람은 건강합니다. 소식하면 건강해지고 오래 살 수 있게 됩니다.

소식이 건강에 좋다는 의학적 근거는 넘칩니다. 대표적인 것은 소식을 하면 자기 몸을 잡아먹는 자식작용이 활발해져 건강해진다는 내용입니다. 영양분이 부족해지면, 몸속의 오래된 단백질과 약해진 세포 구성 물질을 식포가 잡아먹고 분해하여 에너지원으로 쓰게 됩니다.

잡아먹힌 단백질과 세포 구성 물질이 새것으로 바뀌면서 세포가 건강해지게 됩니다. 자식작용이 강해지면 면역기능도 좋아지면서 몸속의 바이러스와 세균도 더 많이 잡아먹게 됩니다. 효모의 자식작용에 대한 연구로 자식작용의 기전을 규명한 일본의 오스미 요시노리가 2016년 노밸생리의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자식작용은 동식물을 비롯한 유기체가 기근을 이기기 위해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기근은 흉년으로 먹을 양식이 모자라 굶는 것을 말합니다. 기근과 반대되는 과식을 하거나 나이 들면서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생기면 자식작용이 약해지게 됩니다. 낡은 단백질과 약해진 세포 구성 물질이 쌓이면서 각종 질병이 생기게 됩니다.

이렇게 쌓인 물질이 독소로 바뀌고 이로 인해 만성 염증을 일으키게 됩니다. 아토피를 비롯한 각종 자가면역질환은 물론 대사증후군 암, 치매, 파킨슨병 등등 만병의 원인이 됩니다. 반대로 소식이나 간헐적 단식으로 자식작용이 활발해지면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배가 고파야 더 건강해 질 수 있다고?

자식작용은 에너지원이 부족해질 때 활발해집니다. 혈당이 낮은 상태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대체로 12시간 이상 굶어야 혈당이 낮아지게 됩니다. 간헐적 단식이 혈당을 낮게 만드는 효과적인 방법이 됩니다.

일일 간헐적 단식은 16시간 이상 음식을 먹지 않는 것입니다. 아침을 거르고 점심과 저녁 두 끼를 먹는 방법이 편합니다. 그러나 자식작용은 공복 시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약간의 저혈당 상태가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혈당이 생기면 허기를 느낍니다. 배가 고파야 자식작용이 활발해지고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쌓인 독소가 많으면 건강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소식이나 간헐적 단식으로 단기간에 나쁜 독소를 다 제거하기 어렵습니다. 꾸준히 실천하면서 습관을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이와 달리 쌓인 독소를 빨리 제거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완전 단식이 필요한 경우입니다.

그러나 단식을 너무 엄격하게 하거나 너무 길게 하면 얻는 득보다 실이 클 수 있습니다.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과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와 같은 영양소 부족 등으로 건강을 해치기 쉽습니다. 과하게 하는 것은 오히려 안하는 것보다 못합니다. 

단식은 충분한 물을 마시고 약간의 된장국과 야채를 적당히 먹으면서 며칠 또는 1주일 정도 짧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어서 소식이나 간헐적 단식을 꾸준히 하면 웬만한 병은 다 이길 수 있습니다. 

십시일반의 정신으로 소식하면 건강으로 돌려받게 됩니다.